[연재] 난임부부의 사랑과 전쟁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는 매월 난임부부, 난임여성 자조모임 교육이 열립니다. 여기서 다양한 여러 이야기를 청취합니다. 공통적인 화두는 난임 치료 시기에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사랑하는 마음이 깔렸음에도 불구하고, 대처가 안 돼서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상처받을까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두렵고, 스스로 자괴감과 수치심에 괴로워하다가 정신적인 교류까지도 단절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본인보다 늦게 결혼한 가족이나 친구의 임·출산 소식을 접하면 겉으론 태연한 척하고 축하의 말을 건네지만 마음 한편에는 속상함과 슬픔·질투 등이 북받쳐 올라 부정적인 생각을 숨길 수가 없었다고 토로합니다.
자조모임에서 나온 이야기 일부를 소개합니다.
“주변에서 난임 문제로 왜 병원에 다니는지 이해를 못 해요. 그래서 시술을 진행할 때 친정과 시댁 주변에 될 수 있으면 알리지 않아요. 실패하면 격려와 응원은 해주지 않고 단순한 관심을 보이거나 질타할까 두렵기 때문이죠.”
“저보다 늦게 결혼한 친구나 동서가 출산할 때 극심한 스트레스가 생겨서 제가 많이 피하는 편입니다.”
“스스로가 예민해지다보니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을 자꾸 피하게 됩니다. 명절이 제일 싫습니다. 난임부부라면 다들 그럴 겁니다.”
“난임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면 제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줄 알고 너무 쉽고 경솔하게 이야기해서 상처를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 뒤로 정말 친한 친구 외에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해요.”
이렇듯 난임여성 대부분은 자신의 의지로 우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여기고, 부정적인 생각이 비합리적이라고 느낍니다. 하지만 매번 시술에 실패하고, 주변의 임신 소식을 들으면 강단이 있는 난임여성이라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우울의 굴레에 갇혀 있는 상태가 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나친 스트레스와 우울은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임신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긍정적인 사고와 충분한 휴식·수면, 건강한 생식 식단 섭취, 유산소 운동 등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꾸준히 유지해 내 몸의 생식 건강을 강화해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난임부부가 어떤 일들을 겪는지 잘 모르고, 공감 능력과 이해력도 부족합니다. 들어주는 자세나 위로나 배려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난임부부 스스로가 정서적 균형을 위해 ‘초’긍정 마음력을 키워가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난임부부를 위해 정서적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마음이 괴로운 난임부부가 정서적 건강을 얻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정서적 균형을 위한 내 몸 생식 건강 사용설명서
- 규칙적인 운동하기
- 충분히 자고 충분히 수분 섭취하기
- 반신욕, 족욕, 난소마사지 하기
- 양질의 생식건강식단 챙겨 먹기
- 하루 30분 햇볕 쬐기
◇ 기대 효과
- 난자와 정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유지
- 호르몬 균형, 호르몬의 생산·기능에 필요한 지방을 제공
- 임신에 중요한 영양 저장소를 구축하는 데 도움
- 건강한 생식시스템을 지원
- 에너지와 활력을 촉진
*칼럼니스트 박춘선은 2005년 전국 서명운동, 국회 청원으로 정부의 난임부부 지원사업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불임이라는 단어를 난임으로 바꾼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는 데 이바지하는 등 난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현재 (사)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이며 난임복지전문가, 난임상담가로 활동 중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는 분과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임산부의 날 장관상을 받았고,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